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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8일 한국일보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표정·숨결까지 생생한 교감
소극장오페라 '3色유혹'
오페라하면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무대가 떠오른다. 성악가와 합창단, 무용단에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까지, 수백명이 만들어 내는 스펙터클은 분명 종합예술 오페라의 매력이다. 하지만 오페라 연출가 장수동씨는 "요즘 오페라는 패션쇼 같을 때가 많다"고 말한다. 겉보기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가수들의 섬세한 목소리가 주는 아름다움은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런 아쉬움을 덜 수 있는 세 편의 작은 오페라가 찾아온다. 아담한 극장에서 가수들의 표정과 숨결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자연히 입장권 가격도 저렴하다.
27~29일 700석 규모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는 아시아판<리골레토>를 볼 수 있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이 제작한 이 오페라는 16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베르디의 유명 오페라를 20세기 말 아시아로 옮겨 왔다. 바람둥이 공작은 무기 밀매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의 CEO로, 만토바 공작의 시중을 드는 꼽추 리골레토는 총상으로 다리를 저는 전쟁 난민 요리사로 신분이 바뀌었다. 현대사회의 폭력성을 드러내기 위한 설정이다. 설정은 전혀 다르지만, 음악은 베르디의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지명이 나오는 가사만 1,2곳 바꿨다. 장수동 대표는 "오늘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오페라는 세계적 추세"라면서 "서양 오페라의 단순한 재현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2년전 초연한 프로덕션으로, 무대와 의상은 새롭게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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