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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오페라를 풍자하다
18세기 비엔나 궁정극장으로의 초대
오페라의 전문화와 대중화를 표방하는 서울국제소극장오페라축제가 10번째 축제를 열고 있다.
이번 소극장오페라축제에서는 18세기 당시에 가장 잘나가던 작곡가 살리에리와 무서운 신인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던 모차르트,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가상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작품이 함께 무대에 오르게 되어 그 재미를 더하고 있다.
요제프 황제는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에게 같은 소재의 작품을 동시에 의뢰한다. 그 소재란 바로 당시 오페라 문화에 대한 패러디이다.
당시 오페라 계는 짧은 시간에 다량의 졸속 작품들을 만들어내던 풍조가 만연해 있었다. 제작비 부족 등 전반적인 오페라 제작 여건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음악과 말을 제대로 조화시키지 못하는 작곡가와 대본 작가, 극의 내용과 캐릭터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목소리만을 과시하려는 성악가들도 많았다.
모차르트의 [극장지배인]에 나오는 극장지배인 프랑크는 운좋게 공연을 따내어 은행가들로부터 스폰서를 받아 가수 오디션을 펼치는데, 서로 자기가 최고의 프리마돈나라며 신경전을 벌이는 두 소프라노를 달래느라 진땀을 뺀다.
또 살리에리의 [음악의 먼저?! 말이 먼저!?]에는 나흘 만에 새로운 오페라를 작곡해야 하는 작곡가 나온다. 작곡가는 급한 마음에 대본작가에게 자기가 이미 써놓은 곡에다 적당히 가사를 붙여 작품을 완성하자고 제안하는데, 대본 작가는 말도 안된다며 완강하게 거부한다. 할 수 없이 작곡가는 작품료를 서로 반타작하자고 대본 작가를 구슬린다.
이렇게 하여 1786년 2월 7일, 쇤르분 궁의 오란쥐리에 꾸며진 특설무대에서는 두 작품이 동시에 공연된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 후 두 작곡가가 걸어간 길은 판이하게 달랐다.
살리에리는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궁정악장으로 취임해 명성과 부를 누렸지만, 궁정악장이 되기를 꿈꾸던 모차르트는 재야작곡가로 죽을 때까지 가난에 허덕였던 것이다.
한편, 함께 공연되는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는 대본을 쓴 러시아의 문호 푸쉬킨의 작가적 상상력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살리에리가 음악적 질투심에 사로잡혀 모차르트에게 레퀴엠을 쓰게 한 후에 괴로워하는 그에게 독약을 먹여 죽였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20세기에 와서 피터 쉐퍼의 연극 ‘아마데우스’로 발전하게 되고 밀로스 포먼의 영화로 엄청난 대중적 성공을 거뒀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서거 100주년이 되는 올해 세 작품을 한 무대에서 동시에 공연한다. 마치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함께 경연을 벌인 비엔나의 쉔브룬 궁정극장을 재현한 듯한 무대다.
세 작품은 모두 길이기 40분 안팎인 단막오페라다. 오페라 현장의 모습을 그려낸 오페라 3편을 연속으로 감상하는 것이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정보]
공연명: [극장지배인], [음악이 먼저?! 말이 먼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연출: 최지형, 김건우, 장수동
지휘: 정성수
출연: 장신권, 박선휘, 이윤숙, 류창환, 강종영, 이규석, 우정선, 조경애, 차문수, 장철 外
공연기간: 2008.7.17 ~ 7.20
공연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관람료: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출처][클래식]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오페라를 풍자하다|작성자 사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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