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창작 오페라 ‘춘향전’ 무대에 올리는 장수동대표
2011년 8월 26일 세계일보
“아시아 음악 판도가 중국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요. 세계 음악가들이 이전에는 일본과 한국 공연을 먼저 생각했는데 지금은 중국을 먼저 염두에 두죠. 중국의 인프라 투자도 엄청납니다. 몇년 새 서울예술의전당만한 규모의 공연장을 무려 8곳이나 지었다고 하니까요.” 다음달 2∼3일 중국의 장춘 국립동방대극장에서 창작 오페라 ‘춘향전’을 무대에 올리는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대표 및 예술감독은 이번 중국 공연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장일남 작곡의 창작 오페라 ‘춘향전’은 1995년 일본 도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등 해외공연을 통해 각광을 받았지만 중국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떻게 해 공연을 하게 됐습니까.
“작년 서울 상암동에서 중국 장이머우 영화감독과 함께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를 함께 준비하고 또 지난해 북경 중산음악당에서 오페라를 올리며 중국 예술인과 교류해 왔는데 중국 문화부쪽에서 먼저 제의해 이뤄지게 됐어요.”1994년 창단돼 17년간 꾸준히 신작 오페라를 무대에 올려온 서울오페라앙상블은 지난해 한국적으로 바꾼 오페라 ‘리골레토’를 중국에서 공연, 오페라 한류의 서막을 열기도 했다.
―조선족 등이 많은 길림성 장춘에서 하게 됐는데요.
“공연 장소를 논의하던 도중 중국 문화부 관계자들은 ‘당신들은 왜 북경과 상해만 고집하느냐’며 요녕성이나 길림성 등에도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도시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장춘은 조선족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접촉도 빈번, 한민족 교류의 장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특히 장춘 동방대극장 측은 지난해 북한의 가극 ‘홍루몽’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번 공연이 경색돼 있는 남북 간 화해분위기 조성과 남북문화 교류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연과 출연진 특징은 무엇인가요.
“공연은 한국 전통가락을 서구적으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겠죠. 이미 해외에서도 이 같은 반응을 얻었고요. 이탈리아어로 된 노래를 잘하는 성악가가 많지만 우리나라 말로 노래를 잘하는 성악가는 많지 않고 고음을 내는 성악가를 높이 평가하는 중국 특성 등을 감안,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의 젊은 성악가를 전면으로 배치했어요.”이번 공연의 춘향 역에는 소프라노 정꽃님, 이도령 역에는 테너 이승묵, 방자역에는 바리톤 장철, 사또 역에는 베이스 김요한 등이 출연한다. 연주는 최흥기씨의 지휘 아래 서울 필하모닉이 맡았다.
―공연에 대한 희망이 있으시다면.
“중국 사람들이 아직은 한국 음악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요. 주로 지휘자 정명훈씨나 피아니스트 백건우씨만 얘기하더라요. 이제 한국의 음악을 제대로 알릴 때가 됐어요.”
장 대표는 라스칼라 아카데미아에서 오페라 연출을 전공했고 오페라 ‘모세’와 ‘카르멘’, ‘안중근’, ‘논개’ 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2008년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연출상, 2009년 대한민국오페라대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