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리뷰>벨칸토의서정미와 기교살린절묘한앙상블 '모세' | 2011년 01월 31일 17시 57분 0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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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칸토의 서정미와 기교 살린 절묘한

앙상블

 

음악평론가 이 용 숙

 

롯시니는 <세비야의 이발사>를 대표작으로 하는 ‘오페라 부파(희극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하지만, 진지한 내용을 담은 ‘오페라 세리아’ 분야에서도 여러 편의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중 <탄크레디>와 더불어 청년기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 성서 이야기를 토대로 한 오페라 <모세Mose in Egitto>(1818)다. 이 오페라의 한국초연(2000년) 때 연출을 맡았던 장수동(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은 2008년 12월 12-14일에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무대에 다시 한 번 새롭게 이 작품을 올렸다. 한국오페라 6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었다.

 

우선 섬세하고 아름다운 무대디자인과 조명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집트의 사막과 파라오의 왕궁, 신전, 홍해에 이르기까지 상징적이고 세련된 무대가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였다. 13일 저녁 공연 때 모세 역을 노래한 베이스 김요한은 마치 모세의 현신(現身) 같은 카리스마와 기품 있고 풍성한 저음으로 무대를 채웠다. 롯시니의 이 오페라에는 원래 성서에 없는 러브스토리가 등장한다. 이집트 왕자 아메노피와 이스라엘 처녀 아나이데가 그 주인공. 아나이데 역을 맡은 소프라노 오미선은 유연한 레가토를 구사하며 벨칸토의 서정미와 눈부신 기교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아메노피 왕자 역의 테너 김경은 개성이 넘치는 연기로 관객을 압도했다. 특히 왕자가 아나이데에게 이집트에 남아줄 것을 애원하는 4막에서 슬픔과 분노, 애정과 증오를 표현하는 두 사람의 연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 세 명의 주역가수들뿐 아니라 모세의 형 아론 역을 맡은 테너 김신영을 비롯한 다른 등장인물 모두가 분노와 갈망, 애정과 환희 등의 감정을 극적으로 살려 호소력을 높였다.

 

1막부터 4막까지 점차 고조되는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의 갈등은 이집트 군대에 쫓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에 다다랐을 때 최고조에 달한다. 막막한 심정이 된 백성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 지도자 모세를 따라 기도를 올리는데, 이 기도의 합창은 그 멜로디가 귀에 익숙한 ‘빛나는 보좌에서(Dal tuo stellato soglio)'다. 모세의 선창이 합창으로 이어지는 이 장엄하고 감동적인 하모니는 이번 공연에서도 역시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지휘자 김홍식은 인시엠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신선하고 박진감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오케스트라는 롯시니 특유의 크레셴도를 효과적으로 살려내며, 미풍 같은 가벼움과 장중한 무게감을 빠른 템포로 교차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란데오페라합창단 역시 감정을 살린 합창으로 작품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번 공연에서 관객이 이 익숙하지 않은 작품을 수월하게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은 대본의 자연스러운 번역과 번안덕택이었다. 이탈리아어 가사를 우리말로 옮겨 노래하는 것이 가수들에게는 오히려 힘든 도전이지만, 이들이 노래하는 한국어 가사는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전달되었다.

 

이 성공적인 연출작이 무대를 뺀 콘서트오페라 형식으로 다시 관객을 찾아간다. 아름다운 무대를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청중이 롯시니의 다채롭고 풍요로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지방 투어가 용이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시도라고 본다. 민간오페라단의 심히 어려운 제작여건에도 불구하고 국내 무대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귀중한 작품을 관객에게 선사하는 서울오페라앙상블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낸다.

  관련사이트 : ht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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